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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선언 월요일 오전 회의에서 말했다. "디자인 시스템 만들겠습니다." 준비했다. 노션 문서 3장. 레퍼런스 10개. 설득 논리까지. 대표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최디자님. 근데 언제까지요?" "한 달 정도면..." "그럼 일단 다음 스프린트 끝나고 시작하시죠. 지금은 신규 기능이 급해서요." 다음 스프린트. 2주 뒤. 그때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기획자는 관심 없었다. "그거 만들면 제가 뭐가 편해지는데요?" 개발자는 피곤해했다. "지금도 컴포넌트 있잖아요. 그걸로 충분한데." 마케터는 몰랐다. "디자인 시스템이 뭐예요?" 혼자였다. 왜 필요한지 설명하기 디자인 시스템. 말이 어렵다. 개발자한테는 "컴포넌트 라이브러리요. 재사용 가능한 UI 모음." 기획자한테는 "스타일 가이드요. 일관성 있는 UX." 대표님한테는 "작업 속도가 2배 빨라집니다." 다 틀린 건 아니다. 근데 와닿지 않는다. 진짜 이유를 말했어야 했다. "지금 버튼이 10개 버전으로 있어요. 컬러도 5가지. 패딩도 다 달라요. 새 기능 만들 때마다 '이 버튼 맞나?' 물어봐야 하고, 개발자분도 '어느 버튼이요?' 다시 물어보잖아요. 이거 시간 낭비예요." 구체적으로 말했어야 했다. "지난주에 랜딩페이지 만드는데 3일 걸렸죠? 디자인 시스템 있으면 1일이면 돼요. 개발도 2일 짧아져요. 그럼 다음 스프린트에 기능 하나 더 넣을 수 있어요." 숫자로 말했어야 했다. 근데 그때는 몰랐다. 설득이 이렇게 어려운 줄.혼자 시작한 시스템 아무도 관심 없으면 혼자 한다. 퇴근하고 집에서 시작했다. 피그마 새 파일. 이름은 "Design System v1.0". 기본부터 정리했다. 컬러 토큰 8개. Primary, Secondary, Neutral, Success, Warning, Error. 각각 5단계씩. 타이포그래피 6개. H1부터 Body Small까지. 스페이싱 규칙. 4px 기반. 4, 8, 12, 16, 24, 32, 48, 64. 버튼 컴포넌트. Primary, Secondary, Tertiary, Ghost. 각각 Large, Medium, Small. 인풋 컴포넌트. Default, Focused, Error, Disabled. 2주 걸렸다. 매일 밤 2시간씩. 완성하고 슬랙에 올렸다. "디자인 시스템 초안 완성했습니다. 피드백 주세요." 좋아요 3개. 댓글 0개. 다음 날 개발 리드가 DM 보냈다. "수고하셨어요. 근데 지금 당장 적용은 어려울 것 같아요. 레거시 코드가 너무 많아서요." 기획자는 말했다. "멋지네요! 근데 이거 쓰려면 제가 뭘 해야 하나요?" 대표님은 본 척도 안 했다. 허무했다.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밤에 남자친구랑 통화했다. 걔도 개발자다. "왜 아무도 관심 없는 것 같냐." "글쎄. 회사가 바빠서 그런 거 아니야?" "바쁜 건 알아. 근데 이게 장기적으로 시간 아껴주는 건데." "장기적으로는 다들 알지. 근데 지금 당장 급한 게 있으면..." 맞는 말이다. 근데 화난다. 생각해봤다. 왜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지. 첫째, 급하지 않아 보인다. 디자인 시스템 없어도 일은 돌아간다. 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불편한 거랑 급한 건 다르다. 둘째, 내 일이 아니다. 기획자는 기능 기획이 급하다. 개발자는 버그 수정이 급하다.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이너 일처럼 보인다. 셋째, 리소스가 없다. 스타트업은 항상 바쁘다. '좋은데 나중에'가 기본값이다. 넷째, 가치가 안 보인다. 숫자로 증명 안 하면 믿지 않는다. '작업 속도 2배'도 체감 안 되면 의미 없다.다섯째, 변화가 무섭다. 익숙한 게 편하다. 새로운 시스템 배우는 게 귀찮다. 이해는 간다. 근데 답답하다. 작게 시작하기 디자인 커뮤니티에 물었다. "디자인 시스템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답변 10개 읽었다. 공통점이 있었다. "한 번에 다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작은 거부터 적용해서 효과를 보여주세요." "설득보다 증명이요." 방향을 바꿨다. 전체 시스템 대신 버튼부터 시작했다. 10개 버전을 4개로 정리. Primary, Secondary, Tertiary, Ghost. 기획자한테 물었다. "다음 기능에서 이 버튼만 써보면 안 될까요? 디자인 시간 30% 줄일 수 있어요." "어차피 버튼은 써야 하니까요. 좋아요." 개발자한테도 물었다. "버튼 컴포넌트만 리팩토링해보면 어떨까요? 이거 재사용하면 코드 줄어들 텐데." "흠... 버튼은 자주 쓰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요." 스프린트에 넣었다. 기획 1일, 디자인 2일, 개발 3일. 2주 뒤에 배포했다. 결과가 나왔다. 버튼 디자인 시간이 진짜 줄었다. 복붙하고 텍스트만 바꾸면 끝. 개발도 props만 바꾸면 끝. 회의에서 말했다. "버튼 시스템 덕분에 이번 스프린트 2일 일찍 끝났어요. 다음엔 인풋도 정리해볼까요?" 대표님이 관심 보였다. "2일이나요? 좋네요. 계속 해보세요." 작은 성공이었다. 동료 만들기 혼자는 안 된다. 동료가 필요하다. 제일 먼저 설득한 건 신입 개발자였다. 경력 2년차. 레거시 코드에 짜증 내던 애. "디자인 시스템 같이 만들어볼래요? 컴포넌트 구조 잡는 거 도와주시면..." "오, 좋아요. 저도 코드 정리하고 싶었어요." 같이 작업했다. 내가 디자인하면 걔가 구현했다. 핸드오프 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다음은 기획자였다. 제일 어려웠다. 기획자는 디자인 시스템의 혜택을 바로 못 느낀다. 다르게 접근했다. "기획서 템플릿 만들어드릴까요? 이 컴포넌트 쓰시면 화면 구성이 일관성 있어서 사용자 테스트 때 편해요." "오, 템플릿 있으면 편하긴 하겠네요." 피그마 템플릿 만들어줬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화면 구성 가능하게. 걔도 쓰기 시작했다. 마케터는 쉬웠다. "랜딩페이지 만들 때 이 템플릿 쓰시면 20분이면 돼요." "진짜요? 지난번엔 2시간 걸렸는데." "네. 컴포넌트 조합만 하시면 돼요." 한 명씩 늘었다. 3개월 뒤엔 팀 절반이 쓰고 있었다. 측정 가능하게 만들기 대표님을 설득하려면 숫자가 필요했다. 스프레드시트 만들었다. "디자인 시스템 효과 측정". 비교했다. 시스템 도입 전/후. 화면 디자인 시간:전: 평균 4시간 후: 평균 2.5시간 절감: 37.5%개발 시간:전: 평균 1.5일 후: 평균 1일 절감: 33%디자인-개발 커뮤니케이션:전: 회당 평균 30분 후: 회당 평균 15분 절감: 50%버그:UI 불일치 버그: 월 평균 8건 → 2건 절감: 75%스프린트 회고 때 공유했다. "디자인 시스템 덕분에 이번 분기 개발 속도가 20% 빨라졌어요." 숫자는 강했다. 대표님이 물었다. "이거 계속 확대하면 더 빨라지나요?" "네. 지금은 버튼이랑 인풋만 있는데, 카드랑 모달까지 만들면 50%는 가능할 것 같아요." "좋네요. 다음 분기 OKR에 넣읍시다." 드디어 공식 프로젝트가 됐다. 문서화의 중요성 시스템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게 있다. 쓰게 만드는 것. 아무리 좋아도 어떻게 쓰는지 모르면 안 쓴다. 노션에 문서 만들었다.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 각 컴포넌트마다:언제 쓰는지 (Use case) 어떻게 쓰는지 (How to use) 쓰면 안 되는 경우 (Don't) 예시 (Examples)버튼 하나만 해도 3페이지였다. 개발자용 문서도 따로 만들었다. Props, States, Variants. 코드 예시까지. Storybook도 올렸다. 모든 컴포넌트를 인터랙티브하게 볼 수 있게. 온보딩 세션도 했다. 30분짜리. 신입 올 때마다. "이게 우리 디자인 시스템이에요. 여기 들어가서 복붙하시면 돼요. 모르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문서가 많아지니까 쓰는 사람도 늘었다. 실패와 수정 모든 게 완벽하진 않았다. 첫 버전 버튼은 너무 딱딱했다. 개발자가 말했다. "이거 브랜드 느낌이 안 나는데요." 맞는 말이었다. 너무 시스템에만 집중하다가 브랜드를 잊었다. 다시 만들었다. 모서리를 둥글게. 컬러를 좀 더 따뜻하게. 호버 애니메이션 추가. 두 번째 버전은 너무 복잡했다. Variant가 30개. 개발자가 포기했다. "이거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다시 정리했다. Variant 10개로 줄이고, 나머지는 조합으로 해결. 세 번째 버전은 퍼포먼스 문제가 있었다. 컴포넌트가 너무 무거워서 로딩이 느렸다. 최적화했다. Auto Layout 줄이고, 필요 없는 레이어 정리. 계속 고쳤다. 피드백 받고, 테스트하고, 수정하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계속 진화하는 시스템만 있다. 6개월 후 지금은 다르다. 디자인 시스템이 당연해졌다. 신규 기능 기획할 때 기획자가 먼저 물어본다. "이거 어느 컴포넌트 쓸까요?" 개발자는 내가 말하기 전에 Storybook 확인한다. 대표님은 투자자한테 자랑한다. "우리 개발 속도가 빠른 이유요? 디자인 시스템이 잘 돼 있어서요." 성과도 나왔다. 분기별 출시 기능: 12개 → 18개. 50% 증가. 디자인 일관성 점수 (사용자 테스트): 6.2점 → 8.7점. 디자인-개발 핸드오프 시간: 주당 10시간 → 4시간. UI 버그: 월 15건 → 3건. 숫자로 증명됐다. 팀도 커졌다. 디자이너 1명 더 뽑았다. 그 친구 온보딩 첫날,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 보여줬다. "와, 이거 다 있어요? 대박." 뿌듯했다. 배운 것들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인 작업이 아니다. 조직 설득 작업이다. 혼자는 안 된다. 동료가 필요하다. 특히 개발자. 한 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마라. 작게 시작해서 성공을 보여줘라. 말보다 숫자다. '좋아요'보다 '30% 빨라졌어요'. 완벽하게 만들고 공개하지 마라. 70% 만들고 피드백 받아라. 문서는 필수다. 문서 없으면 아무도 안 쓴다. 설득은 한 번이 아니다. 계속해야 한다. 매주, 매달, 매 스프린트. 인내가 필요하다. 3개월은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지금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레거시 화면은 아직 옛날 스타일이다. 리뉴얼 계획은 있는데 우선순위가 낮다. 모바일 대응이 부족하다. 반응형 컴포넌트 만드는 중. 다크모드는 아직 못 만들었다. 내년 목표. 새 기능 만들 때마다 '이거 시스템에 추가해야 하나?' 고민된다. 시스템 유지보수도 일이다. 업데이트, 버전 관리, 문서 수정. 근데 괜찮다. 처음보다 훨씬 낫다. 그때는 버튼도 통일 안 됐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 마무리 월요일 아침 출근했다. 슬랙에 메시지가 와 있다. 신입 기획자다. "디자인 시스템 너무 좋아요! 기획서 만드는데 30분밖에 안 걸렸어요. 감사합니다!" 웃었다. 6개월 전 나를 생각했다. '아무도 관심 없는데...' 하던. 지금은 다르다. 관심 없던 게 아니다. 가치를 못 봤던 것뿐. 보여주면 된다. 작게, 구체적으로, 꾸준히. 그럼 언젠가는 당연해진다. 디자인 시스템처럼.혼자 시작했지만, 결국 함께 만들었다. 그게 전부다.